안녕하세요? 구설영입니다.

인문학을 공부하고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우리나라 인문사회과학 서점을 대표하는 '그날이 오면'에서 주관한 본 대회의 수상자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니, 더욱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번 책을 읽고, 또 글을 쓰면서... 처음에는 많이 망설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책을 펴기 전에는 지나치게 어려운 책은 아닐까,
책을 읽고 나서는 재미있게 책을 읽긴 했지만, 내가 과연 이것을 토대로 제대로 갖추어진 글을 쓸 수 있을까,
이런 두려움이 앞섰던 것입니다.
아마도 이는 인문사회서적 앞에서 많은 대중들이 갖게 되는 공통된 고민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나 한번 책장을 열어 아무런 선입견 없이 저자의 목소리가 내 삶과 만나는 경험을 하게 되면,
또 그 감상을 거리낌 없이 내가 겪은 일들과 버무려 이해하고 종합하다보면
그것은 어떠한 학문을 접하는 것이기에 앞서, 그저 나의, 내 이웃의 목소리를 좀더 섬세하고 내밀하게 접하는 계기에 다름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삶에는 저도 모르게 무언가에 이끌리게 되는 순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최근들어 이상스럽게도 주변 친구들이 환경 서적을 열심히 찾아 읽는 것을 목격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환경에 무심하고 무지했던 저를 많이 반성하게 되었고, 또 그것이 이번 대회에 참가하게 된 이유 중의 하나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친구 중 한 명은 작년 말부터 녹색평론을 구독하기 시작했다며 저에게 권해주기도 했는데
마침 이번 시상식에 오셔서 강연을 해주시는 분이 녹색평론의 발행인 김종철 선생님이시라는 것도 참 반가운 일이었습니다.
제가 이렇게 멀리 살지 않고, 또 근무 시간을 피해 시상식에 참여할 여건만 되었더라도 직접 달려가서 뵙고 싶은 분이었는데... 지금도 안타까움을 억누르며 이 글을 씁니다.

김종철 선생님께서 옮기신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여사의 '오래된 미래'는 제가 근무하는 학교에서 '양서읽기' 시간을 통해 매년 학생들과 함께 읽는 책이기도 합니다.
학생들이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그 책을 읽은 전후로 많이 달라지게 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우리 삶에서 책 한 권이 차지하는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음을 다시금 체감하게 됩니다.
 
이번 대회가 아니었다면 저는 '경제성장이 안 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라는 책이 있는지도 모른 채 그냥 살아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도 이번 대회를 준비하고 마련해주신 모든 분들께, 여기 참가한 모든 분들의 목소리를 대신해서 깊은 감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아마 수상 여부를 떠나서, 이 책을 읽은 모든 분들이 조금씩이라도 삶의 변화를 느끼고, 환경을 위해 무언가를 실천하려는 자세를 갖게 되는 것이 이 대회를 마련해주신 분들의 궁극적 취지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이 감사의 마음은 앞으로도 저의 삶을 통해서 갚아나갈 생각입니다.
이 책을 통해 얻게 된 소중한 배움은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과도 널리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하게 되어 너무나도 애석한 마음 뿐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