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러시아 혁명 100주년의 재조명과 문학
올해는 러시아 혁명이 일어난 지 100년이 되는 해이다. 1917년 2월 러시아 민중은 300년간 이어온 로마노프 왕조의 후손인 황제 차르 니콜라이 2세를 폐위했다. 그리고 역사적인 10월 레닌이 이끄는 볼셰비키가 정권을 장악했다. 이것은 세계혁명의 단초를 제공한 그야말로 사회주의 사상 가장 혁명적인 사건이었다. 19세기 러시아의 위대한 작가들로부터 혁명의 기운을 감지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들은 수난자이면서 동시에 예언자이고 혁명가들이었다. 러시아 혁명 100주년을 맞아 혁명의 요람으로서의 러시아 문학, 그 전선에 뛰어든 작가들의 이야기와 20세기까지 이어진 문학 속의 생생한 혁명 정신을 재조명해 보았다.
● 혁명 그리고 정치와 문학 _ 김연경
● 실험 정신으로부터 새로운 예술의 탄생 _ 라승도
● 혁명의 문학 혹은 문학과 혁명 _ 함영준
■피천득 10주기 기념
● 문학의 본질은 언제나 정情이다 _ 정정호
■이달의 시인｜정진규
산문｜나의 시정신 율려律呂에 대하여
시｜점자훈민정음點字訓民正音 외 2편
■신작시
채호기 - 저녁에
배 - 전대호
다시 후포 - 손정순
■연재｜중국문학 산책 14회
은일과 취흥 혹은 광기의 시인, 이백의 시편들 _ 김경엽
이백의 개성은 몇 마디로 규정하기가 어렵다. 분방한 낭만과 고요한 은둔으로 향하다가도 어느새 격렬한 현실로 돌아와 출세와 공명의 성취에 안달이 났다. 고매한 예술적 감수성과 원대한 정치적 포부를 불사르다가 또 어느 순간, 차가운 입선入仙과 구도의 적막 속으로 침잠했다. 그는 평생을 출세와 은둔, 선계와 속계 사이에서 방황한 광객狂客이었다.
■연재｜이상 바깥의 이상 15회 (끝)
5부-이상 유고의 행방 ③ 유고에 대한 김향안의 가역반응
이제 궁금한 것은 이상의 급서로 인해 스물한 살 꽃다운 나이에 미망인이 된 변동림(김향안, 1916~2004)의 행적과 이상 유고를 둘러싼 그 자신의 언급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이상의 미망인이 변동림이라는 자아와 김향안이라는 자아로 분열되는 지점에 위치한다는 점이다.
이상 사후 7년만인 1944년 화가 김환기(1914~1974)와 재혼해 예술 여정의 동반자가 된 그의 행적은 이상의 아내라는 전사前史와 김환기의 아내라는 후사後史로 나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전사와 후사가 분리되지 않는 어떤 지점, 두 자아가 실은 하나의 자아였다는 일원론적인 존재라
는 접근은 이상 사후 그의 행적을 가늠하는 데 여전히 유효한 잣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단편소설｜한지혜
누가 정혜를 죽였나
그들 정혜는 그렇게 이름만 같았지 활동하는 분야도 달랐고 나이도 십 년쯤 차이가 났다. 한 명은 소설을 썼고 한 명은 영화를 찍었다. 물론 앞서 말한 대로 인지도나 활동 면에서 무명이나 다름없는 그들에게 소설이나 영화는 주력하고 싶은 분야이지 주요 활동 분야는 아니었다. 소설을 쓰는 정혜는 소설이 아닌 다른 글쓰기, 대필이나 홍보물에 필요한 각종 텍스트 혹은 가명으로 나가는 여성잡지의 여러 심리 칼럼 같은 글을 더 많이 썼다. 영화를 찍는 정혜는 방송사에 프로그램을 납품하는 외주 프로덕션과 프리랜서 형태의 계약으로 일을 할 때가 더 많았다.
■니만리포트｜앤 마리 리핀스키
성공으로 가는 길 _ 노동욱 역
■작가의 일상｜소설가 윤후명
어머니가 감자를 삶는 나라
어디를 가나 나무를 보고 풀을 보고 꽃을 살핀다. 어릴 적부터 어머니에게 배운 버릇이기도 하지만 《꽃》 책을 쓰느라 습관이 되었다고 여겨진다. 문학에 빠져 평생을 ‘백면서생’으로 산다는 것이 부끄럽기도 했다. 그래서 식물이 지구에서 유일한 ‘생산자’라는 사실을 놀라움으로 받아들였다. 소비자에 불과한 나를 어떻게 구제할 것인가. 자괴하며 나는 꽃으로 다가간다.
■그림이 있는 에세이｜김원숙
삶의 여정 같은 숲 속은 아름답고 풍요롭지만 어두워지면 무서운 곳이기도 하다. 포근한 초원에서 질척거리는 늪을 만나기도 한다. 하지만 이 길 위에서 그 모든 것을 한결같은 잔잔함과 사
랑으로 비춰주는 빛들이 있다는 건 너무나 큰 행운이다. 나도 어디선가 누구에겐가 작은 빛이 되고픈 과한 욕심을 가져본다.
■문화포커스｜조지 오웰 《1984》
얼마 전 미국에서는 ‘대안적 사실 논란’이 뜨거운 이슈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여한 인파가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때보다 많은가에 관한 논쟁에 대해 트럼프 측의 발언이 지극히 ‘오웰적’이라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전체주의적인’이라는 뜻을 지닌 이 말은 세계문학의 고전 《1984》가 다시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이변을 낳았다.
■문학현장｜김성곤(문학평론가·한국문학번역원장), 美뉴욕주립대 ‘명예 인문학 박사’
세계적 명문 대학인 뉴욕주립대학교가 김성곤 한국문학번역원장에게 ‘명예 인문학 박사’ 학위를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대학 측은 "뛰어난 학문적 업적, 한국에서 수행해 온 미국문학 및 문화대사로서의 공헌, 그리고 한국과 미국을 연결하는 문화적, 문학적 가교의 역할을 높이 평가 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세계현대단편소설선
<일요일> _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좋아. 오늘밤 여기에서 만날까?” 루벤이 대답했다.
“아냐, 지금! 제군들, 나는 도전하네.” 미구엘은 양팔을 펼치며 좌중을 돌아보았다. 다행히 해묵은 방법이 효력을 발휘했다. 그가 조작한 떠들썩하고 열광적인 분위기 속에 루벤이 얼굴이 하얘져 앉았기 때문이다.
“쿤초, 메뉴 가져와! 맥주 큰 놈으로 두 병. 선수가 도전하셨다.” 토비아스가 외쳤다.
■이달의 문제작
시 월평｜유성호
‘길’의 이미지와 상상력
홍신선 <합덕장 길에서>
송수권 <생오지에 오면>
황규관 <길>
김진돈 <자꾸 비껴만 가는>
장재선 <사마르칸트 음악제에서>
소설 월평｜김종욱
불편함과 익숙해지는 법
백수린 <여행의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