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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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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말들의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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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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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
고종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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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조사 |
개마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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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07.07.27)
‘빙글빙글’ ‘살랑살랑’ ‘옹알옹알’. 가끔은 이런 의성어·의태어에서 발음의 느낌만으로 왠지 의미마저 그려지는 신기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저자에 있어 ‘ㄹ’은 스르르, 번지르르, 데구르르, 흐르고 구르는 소리다. 반면 ‘ㅇ’은 대롱대롱, 아롱아롱, 가볍고 탄력있게 울리는 소리다. 그래서 고려 속요 ‘청산별곡’은 ‘청산에 살어리랏다’라고 외치는 화자의 서글픔은 얄궂게도 가볍게 얹힌다. ‘얄리얄리 얄랑셩’이라고 외치는 ‘ㅇ’의 경쾌함은 ‘ㄹ’의 부드러움과 만나 탄력적인 흐름을 만들어낸다.
이 책은 언론인이자 언어학도, 작가인 저자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일간지에 연재한 글을 모은 언어학적 에세이다. ‘고종석의 한국어 산책’이라는 부제처럼 말, 그중에서도 한국어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말에 관한 에세이에 그치기를 거부한다. 앞서 ‘감염된 언어’ ‘국어의 풍경들’ ‘모국어의 속살’ 등에서 한국어에 대한 애정과 깊이를 드러냈던 저자는 이 책에서 그보다 확장된 한국어의 스펙트럼을 펼쳐 보여준다.
저자가 그려내는 말의 향연은 언어라는 기호 체계를 넘어선다. ‘청산별곡’처럼 문학은 물론 TV 토론에서 오가는 말들, 광고 카피, 네티즌의 새로운 언어들까지 너른 ‘말’들의 구체적 전경과 이를 둘러싼 말들의 다채로운 배경까지도 함께 아우른다. 저자는 한국어라는 이름으로 뭉뚱그릴 수 있는 모든 말들을 최대한 탐색하면서 서로 섞고 흩뜨리고 또다시 모은다.
‘국어’라는 이름, ‘방언’의 의미, ‘한국어의 미래’ 등 언어적 화두에서 출발한 저자의 사유는 정치, 사회, 역사를 꿰뚫고 자유로이 넘나는다. 각기 다른 주제로 보이는 50편의 글을 다양한 풍경의 겹침과 포개짐을 통해 한국어라는 하나의 커다란 풍경으로 묶어낼 수 있는 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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