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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마르크스주의연구2011년겨울호제8권제4호
마르크스주의는 선거를 어떻게 볼 것인가?
2012년 총선과 대선, 선거의 계절이 다가온다. 선거의 계절을 맞으며 지난 4년간의 ‘반동의 시절’을 끝낼지도 모른다는 기대에 가슴이 설렌다. 얼마 전 오세훈이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패배하고 박원순이 서울시장에 당선된 데서 보듯이 이런 기대의 실현은 결코 무망하지 않다. 그러나 무비판적인 신자유주의 정책을 통한 민생파탄으로 대중으로 하여금 현재의 반동의 시절을 선택하게 만든 김대중, 노무현 자유주의 정권 10년을 돌이켜 보면, 설사 정권교체가 된다 해도 야만의 신자유주의에 얼마나 의미 있는 변화가 생길 것인가 하는 회의가 들기도 한다. 그렇다고 이른바 진보정당들이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 엇나가기만 하는 진보대통합 논의 속에서 진보정당들의 존재감은 점점 희미해진 반면, 기존 정당들에 대한 불신을 배경으로 ‘안철수 바람’, ‘박원순 바람’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물론 이런 바람은 개혁주의, 선거주의를 넘어 반신자유주의· 반자본주의 대중투쟁과 결합되어야 비로소 대중의 피폐한 삶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으로 구현될 수 있을 것이다. (...)
마르크스주의와 선거 이 글은 현대 민주주의의 핵심이 되어버린 선거민주주의와 관련해, 선거가 갖는 의미와 한계를 마르크스주의의 관점에서 분석했다. 이 글은 왜 자본주의사회는 계급사회이면서도 전자본주의사회와 달리 보통선거권과 같은 법적, 정치적 평등을 보장하고 정치적 민주주의, 선거민주주의를 보장하는가 하는 것을 하나의 생산양식으로서의 자본주의의의 특징(점유권과 법적 소유권의 일치 등)과 관련하여 살펴보았다. 그리고 선거를 바라보는 마르크스주의의 입장을 선거사회주의로부터 이를 부르주아체제의 음모로 보는 극좌적 노선에 이르기까지 비판적으로 평가했다. 결론적으로 선거와 의회주의는 ‘체제안정화’와 ‘계급투쟁적’ 측면이라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중 어느 측면이 우세한가는 ‘구체적 상황의 구체적 분석’의 문제이며, 선거와 같은 제도정치 내의 투쟁과 다양한 현장에서의 ‘공장의 정치’와 ‘거리의 정치’가 모두 필요하며 이 둘은 병행되어야 한다. .. (손호철/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마르크스주의와 진보정당운동: 한국의 사례를 중심으로 한국에서 진보정당운동은 마르크스주의를 포괄한 사회민주주의 정당운동을 일컫는다. 한국사회는 1987년 민주화 이후에야 비로소 진보정당운동이 시작되었다. 1980년대의 변혁운동 속에서 사회주의 운동이 위력을 발휘했지만 ‘현실사회주의’ 몰락과 보수적 민주화 그리고 신자유주의 등은 사회주의보다 사회민주주의를 대안으로 선택하게 만들었다. 그렇지만 사회민주주의적 진보정당운동 조차도 보수 세력의 정당독점체제, 안보이데올로기, 지역주의, 노동운동의 위기 및 노동자계급의 개량화로 인해 뿌리를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비록 민주노동당이 17대 총선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다주었지만 18대 총선은 이러한 변화를 거의 무위로 돌려버렸다. 지역주의 투표성향이 강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결국 마르크스주의 정당을 토대로 계급정치가 한국 정당정치의 지배적인 특성이 되어 줄 가능성은 아직은 희박해 보인다. 하지만 세계경제위기 속에서 실질적 민주주의 확립 문제가 시민사회와 정치사회의 중심 의제로 전환될 조건이 성숙된다면 계급정치의 가능성은 열릴 것이다.... (배성인 / 한신대)
진보좌파정치의 재구성과 2012년 선거 이 글은 2012년 총선거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진보좌파정치가 어떻게 재구성되어 그에 대응하여야 하는지를 살피고 있다. 이를 위해 이 글은 우선 기존에 전개된 ‘진보대통합’ 논의가 무엇 때문에 실패하게 되었는지 탐색하면서 (신)자유주의정치세력과의 명확한 정치적 분립을 이루지 못한 점, 진보대통합을 제도정당체계 안에 새로운 진보정당을 만드는 것과 동일시한 점 등을 그 주요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 글은 그 대안으로 자본주의를 넘어서고자 하는 모든 급진적 사회정치세력이 참여하는 논의의 장을 만들어 거기에서 새로운 진보좌파정당의 건설을 포함한 진보좌파정치의 재구성이 논의될 필요가 있음을 제안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논의가 현실로 구체화되는 정도에 비례하여 2012년 국회의원선거와 대통령선거에서 선거연대를 포함한 개입 가능성의 폭과 깊이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 (이광일 / 성균관대)
계급투쟁과 보통선거제의 정치적 동학: 카를 마르크스의 ??루이 보나파르트의 브뤼메르 18일??을 중심으로 마르크스가 프랑스 노동자당 강령에서 '기만의 수단에서 해방의 도구로 변형되었다'고 보통선거제를 규정한 이래, 보통선거제는 마르크스주의 내부에서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었다. 더구나, 엥겔스가 독일사민당과 독일 노동자들의 중대한 공헌 가운데 하나가 ‘보통선거제를 이용하는 방법을 만국의 노동자들에게 보여줌으로써 그들의 동지들에게 새로운 무기이자, 가장 날카로운 무기를 제공’한 것이라고, 보통선거제의 의의를 과도하게 일반화함으로써, 선거사회주의로의 길을 닦았다는 혐의를 제공한 것도 부분적으로 사실이다. 하지만, 마르크스는 보통선거제 자체보다는 구체적 계급투쟁의 조건과 관련지어 그 의미를 평가했다는 측면에서 이행전략으로서의 선거사회주의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하겠다. 보통선거제에 대한 마르크스의 논의를 일별한다면, 첫째, 보통선거제는 부르주아 의회공화정의 출현과정과 깊은 관계가 있으나, 둘째, 노동자 또는 프롤레타리아가 독자적 정당을 조직하여 계급투쟁의 무기로 보통선거제를 활용할 수 있으며, 하지만, 셋째, 프랑스에서 보나파르트 독재체제의 출현과정이나 독일에서 히틀러가 집권하는 과정에서 알 수 있듯이, 보통선거제는 정치적 반동의 수단으로도 활용될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보통선거제와 계급투쟁의 동태적 관계를 중시했음을 알 수 있다. ... (최형익 /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민주노총의 대안세계화의 이념: 신자유주의에 대한 대응과 국제연대 그리고 사회운동 노조주의를 중심으로민주노총은 다른 사회운동들과 연대 속에서 시장자유화, 공공부문 사유화 그리고 노동의 비정형화로 구체화되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항하기위해 분투해왔다. 민주노총과 민주노조운동이 반신자유주의 세계화 운동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해 온 것이 사실이지만 민주노총의 반신자유주의 세계화 투쟁은 전투적 투쟁과 사회적 대화, 사회민주주의와 근본적 사회변혁, 일국주의와 국제주의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지도부와 함께 지그재그형태의 발전을 거듭해왔다. 이러한 지그재그식 전략의 이면에는 한국 노동운동의 특수한 대안세계화 운동의 이념구성을 만들어낸, 보다 효과적인 반신자유주의 전략을 둘러싼 민주노총 내 분파간의 경쟁이 있었다. 이 경쟁 속에서 사회민주주의의, 사회적 조합주의, 일국주의가 민주노총의 주류를 구성하였고 한때 사회운동 노조주의의 모델로 여겨졌던 민주노총의 한국적 사회운동 노조주의 또한 변화한다. 보다 중요하게 민주노총은 남성, 정규직, 산업노동자를 중심의 기업노조주의라는 노동운동의 영토적 규정을 극복하지 못함으로써 다수의 노동계급들을 포괄하는 것에 실패하였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사회운동이 되기 위해서 노동운동은 이 영토적 규정을 넘어서 작업장에서의 노동경험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적 사회관계의 이질적 공간들에서 다양한 재생산의 계기에 맞서 투쟁하는 다수의 노동자계급들을 포괄할 수 있는 사회운동으로 거듭나야한다. ... (장대업/ 영국 런던대학 SOAS 개발학과)
로자 룩셈부르크의 자본축적론에 관한 재고찰 로자 룩셈부르크의 ??자본축적론??은 확대재생산 경로 상에서 유효수요의 부족 문제를 제기한다는 점에서 케인즈와 해로드의 논의에 선행한다. 전통적 마르크스 경제학자들은 로자의 실현 위기론을 과소소비론으로 해석하거나 이윤율 저하 경향으로 인한 위기론과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였으며, 로자의 실현 위기가 해로드의 동태적 불안정성 명제에 정확히 대응한다는 점을 간과하였다. 룩셈부르크의 거시모형은 해로드의 동학모형을 소득분배를 포함하도록 확장한 것에 일치한다. 그녀의 핵심적 주장은, 독립적 투자함수가 주어질 때, 투자와 저축이 일치하며 생산설비가 완전가동 되는 장기균형 상태가 일반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명제로 표현될 수 있다. 이 명제는 그녀의 거시모형에서 일반적으로 유효하다. (이상헌 / 고려대)
시간의 경제와 문화사회론 마르크스에게 시간은 사회적 물질대사의 역사적 변천에 따라서 다르게 조직되고 경험되는 것으로 인식된다. 그는 자본주의적 물질대사 즉 M-C-M' 순환이 지배하는 국면에서는 시간은 기계적 시간의 모습을 띠는 반면에 전자본주의적 물질대사 형태인 C-M-C가 지배할 때에는 자연적 시간의 모습을 띤다고 봤으며, 이런 상이한 시간 형태에 대한 인식이 새로운 사회 건설에 중요한 함의를 갖는 것으로 이해했다. M-C-M' 순환을 지배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가치를 생산하는 노동시간이고, C-M-C를 지배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사용가치를 생산하는 노동시간이다. 이들 두 시간은 노동시간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마르크스는 후자의 경우만 자유시간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지닌다고 이해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코뮌주의에서 모든 경제는 시간의 경제로 귀결된다고 본 것도 이런 이해와 무관하지 않다. 그런데 오늘날 시간은 기본적으로 M-C-M'의 지배를 받고 있으면서도 신자유주의 지배 국면에서 M-M' 순환의 강화로 인해 또 다른 시간의 경제, 즉 기계적 시간의 강화된 모습으로서의 가상적 시간이 출현했다고 할 수 있으며, 일상생활에서 나타나는 현란함은 이런 결과로 보인다. 이 논문은 자본주의적 시간의 경제를 벗어나려면 새로운 시간의 경제 구축이 필요하다고 보고 그 한 대안을 ‘문화사회론’에서 찾는다. (강내희 / 중앙대 영어영문학과)
트리컨티넨탈리즘과 '제인 에어' 다시 읽기이 논문은 마르크스주의와 포스트식민주의의 관계를 외재적인 대립관계로 놓는 태도를 문제적인 것으로 비판하고, 마르크스주의의 역사와 분리될 수 없는 포스트식민 이론의 양상에 주목하여 마르크스주의와 포스트식민주의 사이의 생산적인 긴장 관계를 주시하자는 입장을 따른다. 이 입장에 따라 본 논문은 사미르 아민(Samir Amin)과 공명하는 가야트리 스피박(Gayatri Spivak)을 경유해, 마르크스주의의 역사라는 맥락에서 포스트식민주의를 ‘트리컨티넨탈리즘’으로 재정의하는 로버트 영(Robert Young)의 기획을 살펴보며, ‘트리컨티넨탈리즘’의 유효성을 ??제인 에어??라는 19세기 중반 영국 소설을 계급-인종-젠더의 역학으로 읽음으로써 입증한다. 19세기에 부상하는 백인여성의 주체 형성 과정에는 젠더만이 아니라 계급과 인종 문제가 처음부터 함께 얽혀 있었으며, 자메이카-마데이라-인도라는 라틴아메리카-아프리카-아시아 대륙의 지점들도 영국 식민주의에 의해 연계되어 있었다. 트리컨티넨탈리즘으로 그러한 얽힘과 연계를 읽어낸 것은 제국의 주체와 삶을 내부에서부터 해체하는 요인으로서 영국적인 것의 허세를 생생하게 드러내는 한편, 그동안 부당하게 매도되어 왔던 식민지인의 경험과 문화에서 오히려 새로운 탈식민 행위자성을 파악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태혜숙/ 대구카톨릭 대학교 영문과 )
세계대공황인가 국가독점자본주의의 위기인가? 이글은 경상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이 주최한 학술대회(2011. 9. 1)에서 ≪마르크스주의 연구≫ 제23호에 실린 김수행의 글과 김성구의 글에 대해 공저자가 상호 논쟁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현대자본주의와 위기 분석에 관련된 이론적 문제에서 두 공저자의 입장과 관점은 날카롭게 대립되며, 지난 2007-2009년 위기와 공황의 분석에서도 평가와 전망이 엇갈린다. 김수행은 ??자본론??에 입각하여 ‘세계대공황’으로써 이 위기와 공황을 파악하며, 김성구는 ‘신자유주의적 국가독점자본주의의 위기와 주기적 공황의 결합’으로서 이 위기를 규정한다. 이러한 차이와 대립은 마르크스의 정치경제학 비판의 방법과 ??자본론??의 추상수준에 대한 상이한 이해방식에 뿌리를 둔, 근본적인 것이다. 따라서 마르크스의 정치경제학 비판의 방법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정치경제학 비판의 6부 체계와 ??자본론??은 어떤 관련에서 파악해야 하는가, ??자본론??의 방법과 추상수준의 문제, 자본주의 역사 변화와 현대자본주의 분석에서의 ??자본론??의 의의, 자본주의 발전과 위기, 그리고 사회주의로의 이행 등 기본적이지만 어려운 문제들이 다시 토론되어야 한다. (김수행, 김성구 / 성공회대학교, 한신대학교)
'인지자본주의'의 노동가치론 해석 비판 조정환의 ??인지자본주의??는 현대자본주의에서 노동가치론(혹은 가치법칙)이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노동가치론에 대한 잘못된 해석에 근거한다. 이에 따르면, 노동은 구상과 실행이 분리된 역사적으로 특수한 분업 형태에서 물질적 상품을 생산하는 경우에만 가치를 생산하는데, 이것은 노동가치론의 적용범위를 지나치게 협소화할 뿐더러 노동가치론에 대한 일반적인 해석과도 거리가 있다. 또한 ??인지자본주의??가 제시하는 인지자본주의론은 가치법칙을 일종의 정치법칙으로 재해석하고자 시도하지만 이는 여러 측면에서 불충분하다. (전희상 / SOAS 경제학과 박사과정)
비정규직과 신자유주의 노동정책, 노동운동의 전략 비정규직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비정규직 대책으로서 무기계약 전환과 직무급제, 고용서비스 활성화 등이 제시되고 있으며 이는 자본과 정부 뿐 아니라 노동계 일각에서도 지지를 얻고 있다. 이러한 정책들은 기본적으로 유연안정성의 논리에 기반하고 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적 노동 체계라는 더 넓은 시각에서 보았을 때, 이러한 정책들은 고용형태와 직무, 고용주체의 분할을 서로 연계시킴으로써 노동자들의 분할과 불안정을 정당화하고 자본의 유연적 노동관리를 더욱 세련화하는 데 기여한다. 또한 신자유주의적 노동정책은 노동자의 권리 보호를 위한 제도들을 실질적으로 무력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동운동이 기존의 제도적 틀 내에서 활동하는 것은 점점 한계에 부딪치고 있으며 새로운 집합적 정체성을 형성하고 노동권 개념을 확장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장귀연 / 경상대 사회과학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