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국립 파리 고등정치학교 출판부에서 발간하는 시앙스포 총서 4번째권. 구미세계에의 합류와 아시아지역으로의 통합 사이에서 망설이고 있는 일본의 고민을 분석했다.

동북아시아 전문가인 프랑스의 신예 정치학자가 쓴 이 책은 유럽지식인의 입장에서 일본과 아시아의 어제와 오늘을 분석하고 내일을 전망하는 내용을 담았다. 지금까지 한국인의 일본 연구는 우리의 과거사와 연관된 주관적 시각과 가치기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 책은 이와 달리 제3자적 입장에서의 분석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준다는 점이 특징이다.

일본의 기적에 이어 아시아의 용들이 이룩한 기적이 아직 운위되던 1997년에 집필된 이 책은 긴 역사를 두고 엮이어 온 일본과 아시아 이웃나라들 사이의 관계를 분석하고 새로이 조성된 아시아의 여건 속에서 아시아·태평양의 의미를 살펴본다. 이어 현재의 일본에 초점을 맞추어 아시아적 가치를 탐색하는 일본의 모습, 그리고 앞으로 일본이 서양과 어떤 관계를 맺게 될 것인지를 집중조명한다. 

최근 한국 내에서 일본문화 개방과 관련하여 이제는 과거의 감정을 털어버리고 미래지향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 이런 점에서 이 책은 일본을 좀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색다른 담론으로 관심을 끌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