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동아시아 지역 협력은 가능한가? 가능하다면 그로 인해 국제 금융 질서는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 이 책은 이러한 세계화와 지역화라는 외부적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동아시아 지역 협력은 가능한지, 또 가능하다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묻는다. 

이는 다양한 제안으로 구체화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동아시아 경제 대국인 일본의 책임과 역할이 크다는 점에서 저자는 엔블록을 넓은 의미의 '동아시아 경제 협력'이라는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다. 

저자는 동아시아 경제 협력을 어렵게 만드는 장애 요인으로 세 가지를 꼽고 있다. 첫째, 탈냉전 시대에 아직도 냉전의 대립 구도가 남아 있다는 점이다. 둘째 유럽과 비교했을 때 민족국가 단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이념과 이익의 공유 의식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셋째, 동아시아 지역 협력에서 일본의 역할과 책임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이를 회피하려 한다는 점이다. 

이렇듯 현실에는 동아시아 지역 협력을 가로막는 장애가 있긴 하지만, 1997년 동아시가 경제 위기 이후로 논의는 이어져 왔다. 저자는 이 문제에 대해 장기적 안목이 필요하긴 하지만, 구체적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비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