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소르망의 <간디가 온다>는 인도 문화와 인도 정신을 탐구함으로써 20세기 인류문명의 원동력이 되었던 자유민주주의와 서구 시장경제의 이데올로기를 대체하고 인류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다. 한마디로 서구사회의 한계를 동양사회를 통하여 극복코자 하는 그의 통찰과 신념이 담긴 책이다. 

저자는 동양 사회 중에서 인도의 정신을 서구 민주주의에 대항하는 하나의 이데올로기로서 채택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저자 이야기는 전세계에 놀라운 충격을 주었고, 서구와 아랍권의 문명충돌의 위기가 고조되는 현재 더욱 그 힘을 지니게 되었다. 

저자는 우리가 지금까지 가장 정의로운 것이라고 믿었던 자유, 평등, 인권 등의 개념을 뒤집는다.또한 우리가 서구의 합리주의적 사고와 이성주의에 젖어 다양한 사고(思考)를 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그는 인도의 정신에 인류의 위기를 타개할 해결책이 들어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인도의 정신이란 과연 어떤 것일까? 그는 인도 사회를 '조화로운 무정부 상태'라고 정의내리며 '판차야트'라는 지방 정부를 국민 국가를 대체할 유토피아로 생각한다. 또한 '존엄성의 경제'란 개념을 내세우는데, 이는 서양의 과학과 경제가 동양의 도덕과 결합된 형태로 그 목적은 국가의 힘을 기르는 것이 아닌, 개인의 존엄성을 고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인도가 전하는 '관용'의 메시지야말로 인류가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말한다. 기독교가 인도에 유입된 상황만 보더라도, 예수를 신(神)의 화신(化身)으로 받아들이면서 수많은 신들 중의 하나로 첨가하는 그들의 관용 정신을 예로 들며 여기에 인류가 나아가야 할 길과 문명충돌의 해결방안의 열쇠가 있다는 것. 

다문화주의, 다원주의, 다양성에 대한 진정한 이해. 이것이야말로 인도의 진정한 관용정신이며, 인류의 해결책인 것이라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