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의 역사 100년을 통해 인류의 욕망 표출 방식이 어떻게 변천되어 왔고, 왜곡되어 왔는지를 밝히며, 근대에 들어 분열된 자아, 그 관념의 자리에 들어선 이미지를 추적한다. 특히 근본적 욕망인 식(食)과 성(性)이 어떻게 이미지로 인간적인 현실에 나타나는지를 임상사례를 통해 분석한다.

일본 이와나미 문고의 한국어판. 정신의학의 역사 100년을 통해 인류의 욕망 표출 방식이 어떻게 변천되어 왔고, 왜곡되어 왔는지를 밝히며, 근대에 들어 분열된 자아, 그 관념의 자리에 들어선 이미지를 추적한다. 특히 근본적 욕망인 식(食)과 성(性)이 어떻게 이미지로 인간적인 현실에 나타나는지를 임상사례를 통해 분석한다.

독일의 크레펠린이 정신분열증의 분류 체계를 세운 것은 1896년이나 정신분열증의 속성을 사고나 감정의 분열로 개념을 확립한 것은 스위스의 블로일러였다. 또한 자궁의 이상이 원인으로 알았던 히스테리의 신체 증상이 심적인 원인에서 비롯된 것이란 사실을 밝힌 사람은 프로이트였다. 19세기의 히스테리란 `진짜 자기 자신`과 `생활하는 나`가 동시에 성립되어 비로소 표면화한 것이었다.

19세기 근대화와 함께 나타난 `근대적 자아`와 `생활하는 나`의 분리를 통해 `분열증`이란 질병은 전 세계에서 찾아볼 수 있는 보편적인 현상이 되었다. 하지만 `관념`의 노예였던 19세기의 인간은 20세기에 들어 `이미지`에 욕망을 품는 존재로 변모하게 되었다.

현대인을 이미지의 노예로 규정한 저자는 관념의 자리에 이미지가 들어서게 되는 과정과 현재의 상황을 재미있게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인간의 근본적인 충동이라 할 수 있는 먹는 일(食)과 하는 일(性)이 어떻게 이미지로 현현하는지를 예를 제시하고 분석하는 저자의 시점은 무척 흥미롭다.

이미지의 숭배자인 천국인 일본에서 이미지로서의 성이 광범위해지고 신체성이 없는 이미지, 육체적 접촉이 없는 이미지의 성에 더 강한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는 진단은 의미심장하다.

가상현실의 성이 실제 현실의 성보다 더 매력적이라면, 그 성은 이미 생식기능을 포기한 성이고 살아 있는 인간관계를 부정하는 성이다. 문명의 흐름이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그것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이 글은 그런 이미지 숭배 시대의 현실을 통찰하는 데 많은 시사를 던져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