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과학서점 그날이오면 > 그날이오면과의 인연 > 나와 '그날'과 모 당구장과의 삼각관계 - 이황희(법대 박사과정)
 
    교양
    문학
    어학
    인문학
    사회과학
    법학
    자연과학
    종교
    교육
    가족학
    실용
    문화예술
    인물
    경영학
    환경·동물
    만화
    계간
    사전

그날이오면 소식

그날이오면 게시판

그날이오면 서평대회

그날이오면 학회

그날이오면 후원회/후원회원

그날이오면 강연회/저자와의 대화

그날이오면 책읽기회원

그날이오면과의 인연

책주문게시판

황정규의 노동해방+인간해방=?

서점 그날이오면 & 세미나네트워크 새움

오준호의 맑써라맑써

그날이오면 사진게시판

그날에서책읽기

환경독후감대회

중고책직접교환장터

장애인독서모임

환경독서모임

녹두장군독서기행

태백산맥독서기행

경제-역사독서모임

인터넷방송

그날이오면과의 인연
나와 '그날'과 모 당구장과의 삼각관계 - 이황희(법대 박사과정) | 그날이오면과의 인연 2010.12.06 22:09:24
그날이오면 
나와 ‘그날’과 모 당구장과의 삼각관계 - 이황희(법대 박사과정)
추천 : 145 이름 : 그날지기 작성일 : 2008-11-05 07:36:44 조회수 : 981
나와 ‘그날’과 모 당구장과의 삼각관계

이황희(법대 박사과정)

사실, ‘그날’이라는 서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그 건물 3층에 있는 모 당구장에 가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그 당구장은 내가 대학 입학식도 치르기 전부터 선배들에게 당구를 배우기 시작했던 곳인데, 당구 초보자로서의 나를 키운 것은 8할이 바로 그 당구장이었다. 아마도 내가 대학교 초년에 과외교습으로 벌었던 용돈의 상당액을 그 당구장에 헌납(?)한 것으로 기억한다. 이 당시에 나에게 ‘그날’은, 명색이 서점임에도 불구하고 당구장을 가기 위한 만남의 약속장소로서 주로 활용되었고, 가끔 예외적인 경우에 선배들이 책을 사주기도 하여 그곳이 ‘원래’ 서점임을 깨닫곤 하였다.

내 기억이 맞다면, 그 날은 그 해의 마지막 날이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그 건물 3층의 당구장에서 평소 뜻(!)을 같이 하던 친구들과 당구를 치던 중, 게임에서 져 버리는 바람에 수중의 돈을 모두 잃고 말았다. 너무 근소하게 패배한 경기였던지라, 그 아쉬움을 이기지 못하여 곧장 자취방으로 가지 못했던 나는 ‘그날’로 들어가 잃었던 ‘본전’을 찾기로 결심했다. 본전을 찾는 방법으로 기껏 생각해 낸 것이, 잃었던 게임비와 동일한 가격의 책을 골라 끝까지 읽은 후 집으로 가는 것이었다. 이를테면 게임비로 만 원을 잃었으니, 만 원짜리 책을 읽고 간다면 본전을 회복하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나름대로의 경제적 합리성(!)을 갖춘 결정이었다. 그래서 그날 밤 늦게까지, 거의 가게 문을 닫을 때까지 읽었고, 결국 책 한 권을 다 읽게 되었다. 그런데 뿌듯한 승리감을 느끼며 집으로 돌아오던 중, 돌연 떠오른 생각에 의해 좋았던 기분을 망치고 말았다. “이런, 바보! 좀 더 비싼 책을 골라서 읽었다면, 남는 장사를 할 수도 있었는데 말이야!”

비록 대학 초년에 ‘그날’은, 내가 자주 들락거리던 당구장의 아래층 가게일 뿐이었지만, 학년이 올라간 어느 순간부터 녹두거리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 되었다. 마치 내 집인 양 ‘그날’의 책상에 앉아 ‘대가없이’ 그 많은 책들을 골라서 읽었던 기억은, 아마도 내가 대학생활에서 누렸던 가장 큰 행복 중 하나이리라. 가난한 자취생 신분임에도 사고 싶었던 책은 어찌나 많았던지, 수첩에다 구매도서 순위를 매겨놓았던 기억도 난다. 서점에 앉아 책을 다 읽고 난 후, 마음에 들었던 그 책을 사기로 결심했던, ‘이상한’ 구매습관도 생겼었다. 두고두고 간직하면서 읽고자 한 것이 당시의 목표였지만, 사실 한번 읽었던 책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시 읽기가 쉽지 않았다. 왜냐하면, 군침을 자아내게 하는 매력적인 신간이, 항상 내가 읽을 수 있는 양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우유부단한 성격 탓인지, 책을 한 권 살 때에도 많이 망설였는데, 돌이켜 보니 책을 한 권 살 때 그 앞에서 주저했던 시간의 합은, 그 책의 가격에 비례했고 내용적 만족감에는 반비례했던 것 같다. 가벼웠던 지갑을 들고 그렇게 망설이다가 구매한 책들이어서 그런지, 그 당시에 구매한 책들에는 좀 더 애틋한 친분감이 느껴진다. 끝까지 조강지처의 도리를 잊지 않을 생각이다. 자주 들락거리다 보니, 아르바이트생의 시간표를 대략 알게 되었는데, 책 포장을 잘 하는 아르바이트생에게 포장을 받기 위해, 특정한 시간에 몰아서 책을 샀던 기억도 떠오른다.

이 글을 쓰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떠올려 보니, 내 입가에 살짝 미소가 새겨진다. 내 인생에서 다시 돌아가고 싶은 때를 고르라면, 나는 대학 시절을 고르고 싶다. 가끔은, 그 때로 돌아가서 좀 더 열심히 그 시절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이번에는 모 당구장보다 ‘그날’을 먼저 찾아야겠다.
댓글작성    
이름 암호   3084 앞에 4자리의 수입력



그날이오면과의 인연
번호 제 목 작성자 작성날짜 다운 조회수
14 깔끔하게 진행 【콘텐츠이용료 최대85%】❤️ㅋr톡 s365❤️tel. o1o57997782 깔끔하게 진행 【콘텐츠이용료 최대85 2025-02-03 0 90
13 깔끔하게 진행 【콘텐츠이용료 최대80%】❤️ㅋr톡 s365❤️tel. o1o57997782 소액결제현금화 2025-02-01 0 81
12 원순c의 블로그 - '그날이오면'과의 인연 그날이오면 2011-10-24 0 1229
11 서점 '그날이오면'을 추천합니다! /학회<그날이오면>회장 최기원 그날이오면 2011-05-23 0 1440
10 안녕하세요^^ [1] 청주학생 2011-05-21 0 1057
9 박원순닷컴에서 펀글입니다. [1] 그날이오면 2011-01-24 0 1244
8 그날과의 인연 김지성 2011-01-20 0 1428
7 따뜻하고 부드럽고 몸에 좋은 녹차같았던 첫 만남^^ [3] 오병근 2011-01-20 0 1329
6 인연 - 김영지 그날이오면 2010-12-07 491 1427
나와 '그날'과 모 당구장과의 삼각관계 - 이황희(법대 박사과정) 그날이오면 2010-12-06 0 1409
4 홍기빈 그날과의 인연글입니다 그날이오면 2010-12-06 0 1465
3 그날과 이야기까페 이야기 - 김현주(경영학과 94학번) 그날이오면 2010-12-06 0 1625
2 드넓은 추억의 바다, 그날이오면 - 김병오(전주대학교 영상예술학부 교수) 그날이오면 2010-12-06 0 1481
1 그날, 나의 대학생활에서의 친구-박주민 변호사 그날이오면 2010-12-06 64 1376

1
이름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