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서예사에 자취를 남긴 주요 작품들과 여러 인물들의 서론(書論)을 통해 조선조 서예미학의 전모를 되짚어낸 연구서다. 한 시대의 서예풍조가 어떻게 그 시대를 이끈 철학, 문예사조, 정치 상황과 연관되는지, 한 시대를 풍미한 서가(書家)들은 또 어떻게 자신만의 서예미학과 서예세계를 구축해나갔는지 살펴본다.
주자학ㆍ양명학ㆍ노장학이란 세 가지 거시적 사유틀에서 출발하여, 문인사대부 주류의 서예인식에 강력하게 자리 잡은 주자학 중심의 중화미학(中和美學)적 기제를 재조명하면서도, 무엇보다 그 면면에 내재한 ‘심화(心畵)’ 차원의 서예인식을 해명해낸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다. 아울러 주자학과는 또 다른 지형에 놓이는 양명학ㆍ노장학의 차원에서는 조선조 서풍(書風)의 진폭을 넓혀간 자유롭고 독창적인 서가들의 작품을 분석하면서 서예사대주의를 넘어서는 한국서예의 가능성까지 타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