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을 바라보는 중국의 기억을 문화적으로 추적한 최초의 본격 연구서다. 우리가 ‘한민족의 비극’으로 기억하는 한국전쟁을 중국은 ‘항미원조 전쟁’이라 부르며, 건국 초기부터 오늘날까지 국가 정체성을 규정하는 핵심 서사로 다뤄왔다. 이 책은 문학과 영화, 연극 등 문화적 텍스트를 통해 전쟁의 기억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시대마다 어떻게 달라졌는지 세밀하게 보여준다.
전쟁의 참혹한 체험 대신 ‘상상 속 전쟁’을 통해 형성된 중국인의 집단 기억, 1950년대 혁명적 서사에서 2010년대 블록버스터 영화에 이르기까지, 항미원조는 늘 정치와 문화의 교차점에 존재해 왔다. 특히 참전 70주년인 2020년 이후 중국에서 항미원조가 다시 국가 기억으로 소환되며, 미국과의 패권 경쟁 속에서 중국인의 저항적 내셔널리즘을 고취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전쟁을 국제전의 맥락에서 새롭게 바라보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이 적절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목차
책머리에: 끝나지 않은 중국의 한국전쟁 항미원조
1부 마오쩌둥 시대 신중국의 탄생과 항미원조 기억의 형성
1장 1950년대 전쟁 시기: 전쟁 동원과 신중국의 형성 1. 항미원조 전쟁과 동원: 전쟁으로 하나 된 신중국 2. 새로운 중국 상상: 문학 속 냉전적 세계관 1) 웨이웨이: ‘계급정체성’ 서사의 초석 2) 양숴: 민족주의 정서의 냉전적 전환 3) 루링: 인도주의로 바라본 전쟁 비극 3. 새로운 중국인의 탄생: 신주체와 국제주의 1) ‘가난한 자’에서 ‘해방된 농민’ 지원군으로: 신주체의 탄생 2) ‘조선’이라는 거울: 국제주의의 형성
2장 1960년대 전쟁 회고: 항미원조 기억의 첫 소환 1. 사회주의 위기 속 전쟁의 재소환: 항미원조 영화의 흥기 1) 중국의 혁명 위기와 항미원조 기억의 소환 2) 신중국 영화사에서 항미원조 영화의 위치 2. ‘프롤레타리아트전사’ 로 진화한 신주체 1) ‘해방된 농민’에서 ‘무산계급 전사’로 2) 문화대혁명 전야, ‘혁명후계자’의 탄생 3. 국제주의 세계관의 확장: 혁명 열기 속 ‘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AALA’와 조선 1) 새로운 혁명 공간, ‘AALA’: 항미원조 서사의 재구성 2) ‘두 개’의 조선: 항미원조의 의미 변화
3장 문화대혁명 시기: 세계혁명의 꿈과 항미원조 1. 문화대혁명의 시작과 ‘양판희’의 부상 2. 항미원조, 조선인민전쟁으로 다시 읽다: <기습백호단> 3. “전 세계 인민이여 단결하라”: <해항>과 제3세계의 연대
2부 포스트 마오쩌둥 시대: 변화하는 기억과 항미원조 서사의 재구성
4장 1980년대: 영화 <마음 깊은 곳>과 포스트 사회주의 문화 재구성 1. 탈냉전기 전쟁 기억의 귀환: 항미원조의 새로운 의의 2. 전쟁의 그늘 속 ‘생존자’의 이야기 3. ‘혁명’ 가정에서 ‘혈연’ 가정으로 4. 전쟁과 젠더: 여성 인민지원군의 등장과 한계 1) 마오쩌둥 시기, 항미원조 서사 속 여성화된 북한 2) 신시기, 항미원조 서사 변화와 여성 지원군의 등장 3) 신시기, 여성성의 회복과 사회문화적 함의
5장 2010년대: 영화 <나의 전쟁>과 항미원조 기억의 균열 1. 항미원조 기억의 어제와 오늘 2. <나의전쟁>(2016)과<영웅의 아들딸>(1964): 같은 전쟁, 다른 기억 1) 지원군 ‘나’는 누구이고,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 2) 1960년대 중국의 새로운 정체성과 항미원조 기억의 재구성 3) 오늘날, 이 전쟁을 어떻게 기억해야 할까? 3. 영화 홍보 영상이 촉발한 전쟁 정당성 논란
6장 2020년대: 항미원조 국가 기억의 부활과 문화 내셔널리즘 1. ‘애국애당’의 시대정신으로 부상한 항미원조 2. 항미원조 참전 70주년: 공식 기념식과 ‘문화의 밤’ 공연 3. 항미원조 문화콘텐츠 제작의 확장과 변화 4. 영화 <장진호> 시리즈와 <저격수>의 내셔널리즘 재현 양상 1) ‘굴욕의 세기’에서 ‘승리’로, 영화 <장진호> 시리즈 2) “가정과 국가는 하나다”, 영화<저격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