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단순한 역사서가 아니며 오히려 한국 근대 정치를 특정한 구조 위에서 분석하는 사회과학적 접근을 채택하고 있다. 따라서 세부적인 사실이나 새로운 사실의 발견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전체적인 구조의 변동, 그러한 구조변동에 기여하거나 혹은 영향을 미쳤던 생각의 흐름, 개념의 흐름에 주목하고자 했다.

이 책을 통해 한국의 근대를 충분히 설명했다고 하기는 불가능하다. 다만 이 책은 근대로의 이행이라는 세계사적 시작에서 한국의 궤적을 검토해보고, 그 속에서 의식의 흐름들을 개념사라는 관점에서 추적함으로써 현대 한국을 이해하는 데 기여하고자 할 목적에서 집필되었다. 이를 통해서 흔히 간과되고 있는 한국의 개항기, 근대 전환기에 대한 학문적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으면 한다.

-머리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