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의학 연구와 수술기법의 발전으로 의학은 눈부신 성과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기아나 기근, 기초 질병 등의 위협에서는 벗어났으나 비만, 우울증, 자살 등 다른 문제가 우리의 건강을 위협한다. 의학의 발전과 값비싼 치료가 건강에 실질적 도움을 주지 못한다면 대체 무엇이 우리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일까?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더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
컬럼비아 의대 교수인 켈리 하딩 박사는 병원에서 의학적으로는 ‘건강’하지만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과 질병이 있음에도 건강하고 밝게 살아가는 수많은 환자들을 만났다. 건강을 좌우하는 숨겨진 요인을 찾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거듭하던 중 ‘표준 토끼 모델’이라는 실험 결과에서 궁금증을 해결할 실마리를 얻는다.
로버트 네렘 박사 연구팀은 토끼들에게 고지방 사료를 먹이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확인했다. 몇 달 후, 모든 토끼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졌고, 이제 토끼들이 심장마비나 뇌졸중에 걸릴 확률이 올라갔다. 그런데 유독 한 무리의 토끼들만 다른 토끼들에 비해 혈관에 쌓인 지방 성분이 60퍼센트나 적었다.
네렘 박사 연구팀은 이 이상 현상의 이유를 찾다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건강한 토끼들은 한 다정한 연구원이 돌봤던 토끼들이었는데, 그는 토끼들에게 먹이를 줄 때마다 말을 걸고, 껴안고, 쓰다듬으며 토끼들을 귀여워해줬다. 병에 걸리는 토끼와 건강을 유지하는 토끼를 나누는 것은 식단이나 유전자가 아니라 바로 ‘애정’이었다.
건강은 단순히 ‘병의 유무’로 결정되지 않는다. 임상수치나 의학적 결과 외에도 건강에 영향을 주는 여러 잠재 요인이 있다. 가족과 친구, 이웃 같은 친밀한 관계, 사는 곳, 직장, 교육과 목표의식 등 건강과 무관해 보이는 사회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